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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피란 Fiesa Beach 수영 꿀팁

by 셔민욜로 2025. 9. 27.

아드리아해의 보석이라 불리는 슬로베니아의 작은 해안 마을 피란(Piran). 이곳은 붉은 지붕이 촘촘히 이어진 이탈리아풍 건축과, 바닷바람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좁은 골목길이 어우러져 있다. 피란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이 마을을 조금만 벗어나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바로 **Fiesa Beach(피에사 해변)**이다. 나는 피란에서 며칠 머무는 동안 이곳을 두 번이나 다녀왔는데, 단순한 해수욕장이 아니라 ‘여행자의 작은 쉼표’ 같은 장소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피란 옆 마을 산책으로 만나는 해변
피란 구시가지 중심에서 언덕 위의 **성 조지 성당(St. George’s Parish Church)**까지 걸어 올라가면, 성당을 지나 바닷가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열린다. 이 길을 따라 약 15분 정도 걸으면 Fiesa Beach가 모습을 드러낸다.

길 자체가 하나의 명소다. 짙푸른 바다가 발아래 펼쳐지고, 절벽에는 이끼가 자라며, 산책로 주변 카페에서는 커피 향이 은은하게 흘러나온다. 여러 차례 여행을 다녔지만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길"이란 표현을 실감한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첫 방문 때는 사실 계획이 없었다. 골목길을 걷다 잘못 들어선 길에서 오르막을 피하려다 그대로 내려가다 보니 Fiesa Beach에 도착했다. 우연히 마주친 풍경은 오히려 더 특별하게 다가왔고, 두 번째는 아예 그 길을 따라 의도적으로 찾아갔다. 특히 성당을 뒤로하고 내려가는 길에서 내려다본 바다 색감은 사진으로 다 담기 어려울 만큼 짙고 투명했다.

Fiesa Beach 해변의 매력
피란 올드타운 앞 해변은 관광객으로 붐비지만, Fiesa Beach는 훨씬 한적하고 여유롭다. 현지인들은 여름 휴양철이 되면 이곳에서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고, 평일에는 호젓하게 바다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내가 처음 갔을 때는 흐린 날씨 덕분에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잔잔한 파도 소리와 고요한 분위기가 오히려 더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었다. 마치 개인적으로 빌린 듯한 해변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느낌이었다.

해변 바로 뒤에는 레스토랑과 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단순히 수영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숙박과 휴양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실제로 해변에서 아침 요가를 하던 여행객을 보았는데, 피란 중심에서보다 이곳에서 숙박을 한다면 좀 더 차분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드리아 해에서의 수영 경험
두 번째 방문 날, 하늘이 조금 더 맑아졌다. 나는 바닷가에 도착하자마자 과감히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로 들어갔다.

바다는 거짓말처럼 맑아 발밑까지 훤히 보였다. 작은 물고기들이 자갈 사이를 오가며 헤엄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바닥은 돌과 조약돌이 많아 맨발로는 다소 불편했는데, 아쿠아슈즈를 준비했다면 훨씬 편했을 것 같다.

바닷물은 여름임에도 제법 차가웠다. 하지만 몸을 적시고 나니 오히려 바닷바람이 상쾌했고, 하루의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물속에서 고개를 들어 바라본 피란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붉은 지붕의 마을이 바다 위로 떠 있는 듯 보였고, 바다와 마을이 하나의 풍경화처럼 겹쳐졌다. 수영을 마친 후 백사장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멀리서 작은 요트와 카약이 바닷길을 따라 흘러가는 모습이 그림처럼 평화로웠다.

여행 팁: Fiesa Beach 다녀오기
도보 이동: 피란 구시가지에서 걷는 것으로 충분하다. 약 15분이면 도착하며, 길 자체가 여행 코스라 생각하면 좋다.

준비물: 여름철은 아쿠아슈즈와 수영복, 선크림이 필수. 바닥 자갈 때문에 맨발보단 신발이 편하다.

숙박 추천: 해변 인근 레스토랑과 호텔이 있어 이곳에 1박 하는 것도 훌륭하다. 조용히 수영하고 산책을 즐기기엔 최적의 장소다.

날씨 고려: 아드리아 해안 날씨는 예측이 어렵다. 구름이 자주 몰려오기 때문에 수영을 계획한다면, 되도록 아침 시간대 맑을 때 방문하는 게 좋다.

마무리
슬로베니아 피란의 매력은 중세풍 골목과 붉은 지붕에서 끝나지 않는다. 마을 옆으로 살짝만 걸어나가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바다, 그리고 여유로운 해변을 만날 수 있다.

Fiesa Beach는 피란에서 가장 가까운 숨은 보석 같은 해변이다. 낯선 길 끝에 우연히 나타난 평화로운 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직접 수영을 즐기는 경험은 그 어떤 기념품보다 오래 남을 추억이었다.

피란에 머무른다면 꼭 하루쯤은 시간을 내어 이곳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붉은 지붕 너머로 보이는 바다의 풍경뿐 아니라, 그 바다 속에서 몸으로 느끼는 청량함까지 모두가 피란 여행의 진짜 매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