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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피란 여행 코스 야경까지 총정리

by 셔민욜로 2025. 9. 29.

아드리아해 끝자락에 자리한 작은 해안 도시 피란(Piran). 크로아티아와 이탈리아 사이에 조용히 자리 잡은 이 마을은 규모는 작지만, 특유의 이탈리아풍 건축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와 K-팝 그룹 레드벨벳 리얼리티 촬영지로도 알려지며, 최근 한국 여행자들에게도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마을은 반나절이면 충분히 둘러볼 만큼 아담하지만, 피란을 제대로 느끼려면 하루 이상 머물며 해가 뜨고 지는 풍경까지 모두 경험하는 것이 좋다. 이번 글에서는 타르티니 광장, 성벽, 성 조지 성당 전망대, 마을 전경 포인트, 부두, 산책로, 그리고 야경까지 피란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 코스를 정리해본다.

타르티니 광장
피란의 중심이자 여행 시작점은 단연 타르티니 광장이다. 미로 같은 골목길로 이루어진 마을에서 거의 유일하게 시야가 트여 있는 공간으로,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이곳 출신의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주세페 타르티니의 동상이 자리한다. 그 주변으로 시청사, 지방법원, 우아한 바로크풍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어 분위기가 한층 고풍스럽다.

광장을 따라 앉아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 즐겨 찾는 휴식처다. 오후에는 광장을 가득 채우는 라이브 음악과 아이스크림 가게 앞 줄마저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피란 성벽
마을 뒤편 언덕으로 약간 가파르게 올라가면 피란 성벽에 닿는다. 이곳은 과거 해안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세워진 요새였으며, 지금은 피란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인기 명소다.

성벽 위에 서면 마을 전체가 붉은 지붕과 바다색의 조화로 펼쳐진다. 특히 아드리아해의 에메랄드빛과 성당 종탑, 타르티니 광장이 하나의 파노라마 풍경으로 담기는 순간은 피란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이탈리아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성벽 안쪽에는 깔끔하게 관리된 잔디밭 축구장도 보이는데, 붉은 지붕 도시 풍경과 나란히 있는 그 모습이 묘하게 이국적이다.

성 조지 성당 & 전망대
광장에서 고개를 들면 언덕 위로 하얀 종탑이 보인다. 바로 **성 조지 성당(St. George’s Parish Church)**이다. 성당은 성수기에만 내부 개방이 가능하지만, 굳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충분히 아름답다.

종탑에 오르면 시내와 바다가 360도로 펼쳐지는 더 압도적인 뷰를 만나게 된다. 가벼운 오르막길이라 크게 힘들지 않아 누구나 오를 수 있으며, 올라가는 길 곳곳에는 그래피티가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피란 전경 포인트
내가 가장 인상 깊게 피란 전경을 담았던 곳은 사실 공식적인 전망대가 아닌 숙소 뒷길 계단을 따라 올라갔을 때였다. 계획 없이 오르다 마주한 풍경이 오히려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노을 시간에 올라갔다면 붉은 지붕 위로 황금빛 하늘이 드리워지는, 엽서 속 풍경이 되었을 것이다. 여행에서는 이런 우연한 발견이 주는 행복이 크다.

프레셰롄 부두
피란의 서쪽 끝으로 이어지는 프레셰롄 부두는 바다를 가까이 마주하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도로가 있긴 하지만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비교적 여유롭게 걷기에 좋다. 길 끝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은 확 트인 아드리아해의 매혹을 그대로 보여준다. 성수기에는 이 부두에서 베네치아로 향하는 페리를 이용할 수도 있다.

피란 산책로
버스터미널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향하면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산책길로 들어설 수 있다. 마을 중심부와 달리 큰 호텔과 리조트가 늘어서 있어 조금은 현대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드넓은 바다를 마주하며 걷는 산책은 피란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시간 여유가 있다면 반드시 걸어보길 추천한다.

피란의 야경과 노을
피란의 노을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아쉽게도 내가 갔을 때는 날씨가 흐려 붉은 빛 가득한 해넘이를 보지 못했지만, 대신 잔잔한 바다 위로 촘촘히 켜지는 마을의 조명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피란은 전형적인 작은 유럽 마을답게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비교적 일찍 문을 닫는다. 당일치기 여행객이 많아 밤늦게까지 번화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고즈넉한 야경은 피란의 소박한 매력을 잘 보여준다.

마무리
슬로베니아 피란은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성벽에서 내려다보는 전경, 광장의 활기, 성당 전망대에서의 탁 트인 바다 뷰, 그리고 해질녘 바다와 야경까지 모두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다.

유럽의 복잡한 대도시와는 다른 매력을 찾고 있다면, 반나절 여행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하루 이상 머물며 노을과 아침 산책까지 즐기길 추천한다. 작지만 깊은 매력을 품은 피란은 지중해 여행의 특별한 한 페이지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