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해의 숨은 진주로 불리는 작은 항구 마을 피란(Piran). 이곳은 중세풍 골목과 붉은 지붕이 이어지는 풍경, 그리고 바닷바람이 더해져 마치 지중해 어딘가로 순간 이동한 듯한 기분을 준다. 피란은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매력이 많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맛있는 음식을 찾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레스토랑 PIRAT은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나는 예전에 방문했다가 강렬한 인상을 받아 이번 여행에서도 다시 찾았는데,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이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또 피란에서 머무는 동안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생활하며 들렀던 마트 이야기도 함께 나누려고 한다.
PIRAT은 피란의 관문 격인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광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바로 위치해 있어 찾기 쉽다. 사실상 피란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길에 있으니 도보로 이동하다 보면 자연스레 이 레스토랑 앞을 지나게 된다. 내가 묵었던 숙소도 PIRAT 옆 골목 위쪽에 있었는데, 덕분에 하루에도 몇 번이고 이곳 앞을 오갔다. 매번 점심·저녁 시간이 되면 테라스석은 이른 시간부터 금세 꽉 찰 정도였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만큼 믿을 만한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영업시간 내내 브레이크 타임이 없어서 언제 찾아가도 비교적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PIRAT 내부 분위기
외관은 아담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막상 들어서면 테라스석, 내부 홀, 2층 공간까지 꽤 넓고 쾌적한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다. 나는 붐비는 시간을 피해 비교적 이른 저녁시간에 갔는데, 처음 도착했을 땐 여유로웠으나 식사가 끝나갈 즈음에는 거의 모든 테이블이 채워졌다.
테라스석은 특히 인기가 높은 자리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골목을 오가는 여행자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유럽 해안 마을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유럽 여행을 하며 터득한 노하우 중 하나가 식사 피크타임을 살짝 비켜가는 것인데, PIRAT은 이른 저녁 또는 점심 오픈 직후 방문하면 훨씬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PIRAT 추천 메뉴
PIRAT의 강점은 역시 신선한 해산물 요리다. 아드리아해 인근에서 바로 공수한 듯한 신선함이 음식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식전 빵 & 올리브오일
따뜻한 빵이 기본으로 나오는데, 바삭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럽다. 올리브오일을 곁들이면 그 단순한 조합이 놀라울 만큼 깊은 맛을 낸다. 여행 중 다양한 레스토랑을 경험해봤지만 기본부터 이렇게 정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해물 스튜(Seafood Stew) 스타일
깊고 짭조름한 국물에 홍합, 오징어, 새우가 듬뿍 들어 있었다. 처음에는 간이 세다고 느껴졌는데, 함께 나온 감자와 곁들여 먹으니 딱 알맞았다. 국물 맛이 풍부해 바게트를 찍어 먹어도 훌륭했고, 해산물은 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어 신선도가 확실히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새우 파스타(Shrimp Pasta)
꼬들꼬들한 생면에 가까운 식감의 면이 특징이었다. 무엇보다 큼직하고 통통한 새우가 아낌없이 들어 있어 만족스러웠다. 소스는 크리미하면서도 약간 매콤한 맛이 도는 스타일이라, 한국인 입맛에도 무척 잘 맞는다. 느끼하지 않아 해산물 스튜와 함께 곁들여도 조화로웠다.
음식에 현지 맥주 한 잔을 곁들이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저녁이 되었다. 관광지 레스토랑임을 고려하면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고, 피란에서 꼭 들러야 할 맛집으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피란 마트 물가
2박 동안 에어비앤비 숙소에 머무르며, 간단히 아침이나 간식을 챙기기 위해 마트에도 들렀다. 피란의 레스토랑은 대체로 가격대가 높은 편이었지만, 마트 물가는 크게 비싸지 않았다.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인상에 가까웠다.
생수(1.5L): 약 0.5~0.7유로. 한국 편의점 대비 훨씬 저렴하다.
과일: 종류가 다양하고 신선하다. 특히 포도와 블루베리가 저렴했다. 블루베리는 대용량 팩도 3~4유로 정도라, 류블랴나에 갔을 때는 아예 대량으로 사서 매일 아침 먹었다.
빵, 치즈, 간단한 가공식품: 여행자들이 아침에 간단히 식사하기 딱 좋은 구성이 많았다. 치즈와 살라미를 빵 위에 올려 간단하게 만들어 먹곤 했는데, 현지식 그대로의 아침을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할 수 있었다.
즐거운 마트 구경: 사실 여행 중 마트에 들러 현지 식재료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슬로베니아의 마트는 크지는 않지만, 일상에 필요한 건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작지만 알찬’ 느낌이었다.
마무리
피란 여행에서 맛있는 한 끼를 즐긴다면 레스토랑 PIRAT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며, 여유로운 테라스에서 바닷바람을 맞는 경험은 피란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또한, 숙소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려 한다면 마트를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 예상보다 저렴하고 품질도 좋아 현지 생활을 조금 더 가까이 체험할 수 있다.
피란의 바다 향 가득한 해산물 요리 한 끼, 그리고 마트에서 사 온 달콤한 과일과 간단한 빵. 이 두 가지를 함께 경험한다면, 피란에서의 며칠은 더없이 풍성하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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